[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그들은 수용복을 입은 죄인이고, 나는 전투복을 입은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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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6-03-15-12-34-25_85Author : 남서울대 윤주영

캠퍼스 안에서 한 사람의 예배자로,
캠퍼스 선교사로 살아가고 싶은 남서울대 탑리더 윤주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남서울대 12학번 윤주영입니다.
제가 군 생활 하면서 휴가 때마다 작성했던 군 소식지(군 기도편지)를 전역(16.1.27) 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군대 안에서 제게 주신 마음들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군소식지를 통해 자대 생활을 통해 '죄'와 '죄인'에 대해 느낀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 나는 죄인인가?

어느 날,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중에 제 안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주일마다 기도할 때 회개기도를 하는데 ‘나는 내 죄를 정말로 인정하고, 나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해주시고…’ 이러한 기도가 제겐 너무나 형식적인 기도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죄’‘죄인’이란 단어가 계속 생각났고, 이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 죄로 인한 벽

국방부 소환이 있던 날, 재판장에 들어가기 전 한 수용자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재판에 왔을텐데 혹시 면회 가능할까요?’ 저는 교도관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수용자는어머니 손을 한 번 만져보고 싶어서요… 수용동에서 면회하면 벽 때문에 말 밖에 못 해서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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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제 안에 ‘죄가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를 가로막는 벽’ 이것이 죄입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벽이 있다면 그것이 죄입니다.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깊은 친밀감은 누릴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죄에 대한 회개를 해야하고, 죄라는 벽을 허물어야함을 느꼈습니다.

 

 

 

 

# 폭풍 속의 주

주일 예배가 끝나면 항상 CCM CD를 틀어주고 간식을 나눠줍니다.
간식을 나눠주던 중 한 수용자가 제게 ‘곧 있으면 재판이 있어서 그런데 폭풍속의 주를 틀어줄 수 있나요?’  라고 물었습니다. 교회에 있는 CD에는 ‘폭풍 속의 주’가 없었는데 군종목사님께 부탁해서 핸드폰을 연결해 틀어줬습니다. 교회 안에 노래가 울리고 전 그 수용자를 바라봤습니다.

그 수용자는 교회 책상에 머리를 박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니 그 수용자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있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그 수용자에게 ‘재판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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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소환을 가다보면 가는 내내 버스 안에서 몸을 떠는 수용자 가 있고, 제게 기도해달라는 수용자 도 있고, 재판장에서 눈물 흘리는 수용자 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심판대에 선다는 것이 엄청 두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대 또한 이처럼 두려운 것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인은 어쩌면 폭풍 속에 있는 사람 같습니다. 폭풍 속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국군교도소에서 군생활 하면서 느낀 것은 죄인에게는 의지할 분이 하나님 밖에는 없다 는 것입니다.

 

 

 

 

# 나도 죄인입니다

수용동 근무를 서다보면 수용자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합니다. 근무병끼리 수용자의 죄를 보고 욕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을 막 비판하고 있는데 제 안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전히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죄를 지은 나쁜 죄인이었고, 나는 여전히 죄가 없는 착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에게 드러나지 않은 것 뿐이지 나 또한 죄인입니다.
이럴때마다 저는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되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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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교도소 안에 있는 교회는 병사와 수용자가 함께 예배드립니다.
제가 일병 때에는 군종병이 많아서 악기와 싱어 대부분을 병사가 맡아서 했습니다. 상병 이후에는 군종병이 줄면서 어느 순간 악기와 싱어를 수용자들이 맡게 되었습니다.

어떤 병사는 수용자들이 찬양팀을 이룬 모습을 보고 교회 나오기가 망설여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수용자들이 찬양팀을 이룬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들과 함께 예배한지 오래되기도 했고, 군종병으로서 그들에게 많이 다가가기도 했고, 제 군대 약속의 말씀 ‘사도행전 16장 25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매 죄수들이 듣더라 (행 16:25)

 

그들과 저를 예배 안에서 동일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수용복을 입은 죄인이고, 나는 전투복을 입은 죄인입니다.’

 

수용동 근무를 서던 중 한 수용자가 제게 ‘교회 전도사님 아니었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한 번 있습니다. 교회에서 간식을 나눠주면서 대화하다 보면 제게 ‘꿈이 목사님이냐’고 묻는 사람도 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 제 꿈은 목회자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잘 다가가고 있다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역 전에 수용자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한 수용자가 제게 ‘마음으로 대해줘서 고마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를 그들과 같은 죄인이라 생각했기에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전역 후 근황

저는 전역(16.01.27)을 하고 남서울대 탑리더를 맡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휴가 때 캠퍼스 간사님께 콜링을 받고 1달의 시간을 보낸 후 12월 휴가 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했는데 탑리더를 맡은 이번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많이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를 위해 그리고 남서울대 캠퍼스를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군소식지는 마무리 되었지만 캠퍼스 소식지로 찾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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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한 사람의 예배자 되기

②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삶으로 드리는 예배

③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국군교도소에서 죄인에 대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배웁니다

④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의심스러울 때

 

 

Author: YWAM CMK

그리스도의 청년들이 파도처럼 일어나 열방을 덮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