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디디, 인도에서 살고 사랑하기] 무지개 피어난 약속의 땅, RPC를 소개합니다

Categories: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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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 외대이문 정유선

써빙프렌즈 파견 단원
인도 하이데라바드


 

안녕하세요. 다시 인사 드리는 써니디디입니다. 오늘은 저희 집을 소개하고 싶어요. 한국에 있는 저희 집 말고, 인도에서 복닥복닥 일상을 지내는 저희 집이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따온 ‘무지개 언약 센터(Rainbow Promise Center)’라는 이름을 보통 저희는 줄여 RPC라고 부릅니다.

 

 

 

저희 집은 식구가 좀 많아요

24명의 남자 아이들과 예닐곱 명의 누나 형들이 같이 지내며 먹고 자고 공부하고 놀아요

한적한 오후, 너무 열심히 놀아서 뜯어진 아이 바지를 꿰매다 눈을 들어 보면 한쪽에서 간식을 준비해 주는 누나, 아이들과 어울려 탁구를 하고 있는 형, 저녁 소그룹 시간을 위해 성경 본문을 들여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누나… 그리고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야말로 행복한 일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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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놀아주시는 지구보기 선교사님.
아이들에게는 늘 다정하고 든든한 ‘큰아빠’입니다.

 

 

 

이 행복한 일상까지, 사실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RPC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오릿사 주(州) 출신인데, 2008년 오릿사 주에서는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기독교인 박해가 있었거든요. 유력 인사였던 힌두교 사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정치적 힘의 공백에서 휘몰아치던 분노는 사회적으로 계급이 낮고 유순하게 살아 온 기독교인들에게 쏟아졌습니다. 수많은 교회와 집이 습격을 당해 불 타고 부서지면서 삶의 터전이라 불릴 곳이 사라졌습니다. 매 맞고 걷어 차이고 살해 당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이루 셀 수 없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숲으로 도망쳐 덜덜 떨고 있었다고 합니다.

 

생필품을 챙겨 급히 오릿사 주로 찾아간 이정미 선교사님과 지구보기 선교사님께서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물었을 때, 사람들은 하나 같이 옆에 앉아 있는 아이를 가리키며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고 간절히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뒤흔들린 믿음을(Faith) 재건하고, 파탄이 난 가정 경제를(Finance)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미래를(Future) 그리는 작업이 시작됐어요. 그 중 우리의 미래,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곳 하이데라바드에서 RPC는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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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엄마’ 이정미 선교사님의 배웅을 받으며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길입니다.

 

 

 

처음에는 홈스쿨링을 하며 학교 가는 꿈을 반짝반짝 꾸던 아이들은 이제 아침마다 교복을 의젓하게 차려 입고 다 같이 학교로 향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탁구나 크리켓을 하기도 하고, 간식을 먹기도 하고, 수학 문제와 씨름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같이 앉아 찬양과 기도로 예배를 드리고 비슷한 나이별로 모여 소그룹 시간 을 가져요. 주말에는 같이 앉아 영화를 보며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친구가 줬다며 금붕어를 가지고 와선 그럴듯한 어항을 만들어 키우기도 하고요.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다 키가 고만고만했는데, 어느새 키도 훌쩍 크고 생각도 많아지고 멋 부리는 데도 신경 쓰는 등 사춘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간사들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서로 부둥켜 안고 살고 있어요.

 

 

 

13가족 중 누군가 생일을 맞으면 정성껏 카드를 만들고 장식도 하고,
우리 식대로 말하자면 ‘맑은 물 붓기’도 서로 해 주면서 따뜻한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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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 막둥이의 산수 셈법이란 이래야 제맛이죠.
마냥 귀엽기만 해 보이지만, 시험 기간이 되면 제일 먼저 책을 가지고 와서는
17-8이나 9+4 같은 것을 열심히 계산합니다.
결과는 백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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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자랄 나이의 아이들이라 가끔은 혼나기도 합니다.
너무 귀여운 뒷모습에 조용히 사진을 찍고, 찍는 동안 창틀 잡는 부정 행위 적발되어 2보 후진.

 

 

 

 

저희 아이들은 어딜 가서 뭘 해도 기죽지 않을 만큼 마음이 건강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영상 통화로만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얼마 전에는 호주 타운즈빌에서 열린 큰 집회에 영상 통화로 연결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인터뷰도 했어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나누는 데는 언제 어느 때나 서슴없는 멋진 아이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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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건 아니에요

한 예로 우리 사랑둥이 N군을 소개합니다. 아동 인권 보호 차원에서 이름은 스펠링으로 대체하고, 얼굴이 직접적으로 나온 사진 역시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N은 2살 때 부모님을 한 날에 잃었어요. 어머님께서 우물에 빠져 자살을 기도하셨고 어머니를 구하려고 뛰어든 아버지께서도 올라오지 못하셨어요. 그 후로 RPC에 오기까지의 몇 년, 그 동안 N의 삶이 어땠는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린 나이에 힘든 시간을 겪었다 는 것만큼은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RPC에 왔을 때 너덧 살쯤 되었던 N은 거의 말을 하지 못했고, 누군가 웃어보라고 할 때는 입가 근육을 팽팽히 당기는 게 N이 보일 수 있는 최선의 미소였다고 해요. 옷을 챙겨 입고 화장실을 다녀오고 밥을 먹는, 남들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활이 N에겐 매 순간 도전이었고 배워야 하는 일이었어요.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중이염으로 귀에서 고름이 나와 항상 귀에 솜을 넣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 N은 입을 열어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N도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그때 아버지께서는 가족의 새 보금자리가 될 집을 짓는 중이셨고,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 반쯤 지어진 그 집을 다른 사람들이 차지해 버렸다고 해요. 박해가 눈앞에 있던 시절이니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그 와중에 두 살 배기가 밑에 여동생까지 데리고 어떻게 덩그러니 놓여 있었을지 상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오늘 N을 보신다면 아마 “눈이 똘망똘망하고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얼굴도 잘 생겼는데 공부도 잘 한다고요?”라고 놀라실지 몰라요. 알파벳도 모르던 아이는 영어로 자기 의사 표현을 하고, 배운 대로 따르려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늘 내심 감탄해요. 어려운 지명이나 인명도 잘 기억했다 척척 대답하고, 영어로 된 교과서를 막힘 없이 줄줄 읽을 뿐 아니라 그 의미를 단번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소공배수와 최대공약수가 뭔지 풀어서 설명해 주면 침착하게 잘 듣고 곧장 문제를 척척 풀어 갑니다. 똑똑한 N은 반에서 상위권을 웃돌다가 어느새 월반을 몇 번이나 할 만큼 공부에 의지와 재능을 보이는데, 단연 빛나는 모습이 감사하고 소중하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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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은 지금도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여태까지 놀라웠던 그만큼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웃는 것조차 서툴렀던 아이는 이제 꿈을 꿉니다. ‘생일에 소고기 요리를 먹는 것’에서 ‘경찰관이 되는 것’으로 색깔이 바뀐 꿈은 아이가 자라면서 함께 자라고 그 색을 계속해서 달리해가겠죠. 칭찬을 받고 애정 표현을 들을 때마다 아이가 보여주는 수줍은 미소도 점점 깊어지면서 다른 사람들을 더 향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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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 그리기

 

 

 

저희는 이곳에서 꿈을 기릅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인도의 수상이 되고, 경찰관이 되고, 교사가 되고, 과학자가 되고, 목사와 선교사가 되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 땅을 변화시키시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꿈을 매일 함께 꾸고 나누고 키우고 사랑합니다. 과거는 현재로 이어져 왔고, 현재는 이 꿈을 따라 미래로 이어져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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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가는 밝은 발걸음,
이 소망의 발걸음이 뚜벅뚜벅 지나간 자리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예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을 만나러 하이데라바드로 놀러오세요

저희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미소로, 마치 어제까지 같이 있었던 사람처럼 친근하고 편안하게 맞아줄 거예요. 오래오래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제가 품은 기대에 공감해 주신다면 더욱 좋고요. 밝고 희망찬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이 땅의 미래를 마음껏 기대해 주세요. 얼만큼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시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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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YWAM CMK

그리스도의 청년들이 파도처럼 일어나 열방을 덮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